[시승] 서킷에서 누리는 최고의 감동, 911 GTS

입력 2025년08월21일 10시2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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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 개념 바꿔 놓는 T-하이브리드
 -정확하고 날카로운 주행감각, 특별한 감성 더해

 

 포르쉐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이 가장 빛나는 장소가 있다. 넓고 평평한 길 위에 어떠한 장애물도 없이 질주할 수 있는 트랙이다. 모터스포츠 혈통 답게 911은 언제나 트랙 위에서 실력을 입증했으며 최고의 결과로 보답했다. 신형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서킷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다. 모두가 인정할 만한 스포츠카의 기준이 되기에 충분하다.

 



 

 본격적으로 서킷을 달리기 전, 차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콘과 콘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는 슬라럼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장애물을 지나가면서 시간을 재는 짐카나 체험이다. 풀 가속과 브레이킹 테스트도 같이 진행했다. 차의 성격은 스티어링휠을 조금만 꺾어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즉각적인 응답과 함께 절도 있게 몸을 틀고 운전자가 원하는 의도대로 차는 움직인다. 그만큼 운전자는 요리조리 손을 교차하며 차와 즐겁게 놀 수 있다. 콘을 지그재그 통과할 때면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오고 강하게 잡아 세우는 브레이크 역시 믿음을 키운다. 이처럼 911은 시작부터 느낌이 다르다 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신선한 충격을 간직한 채 곧바로 서킷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형태의 GTS가 마련돼 있었고 그 중 고른 차는 후륜구동 버전에 쿠페였다. 참고로 신형 911 GTS는 완전히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들어간다. 배기량을 기존 3.0에서 3.6으로 확장하고 고성능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얹은 것. 포르쉐는 이를 ‘T-하이브리드’ 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이 차는 단순 하이브리드 개념을 뛰어넘는다. 핵심은 E-터보와 E-모터다. 먼저, E-터보는 기존 트윈 터보 방식을 하나로 줄이고 안쪽에 전기 회전자를 넣어서 훨씬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게끔 만들었다. 터보 개수가 줄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출 가스를 비롯한 환경 규제를 맞출 수 있었고 훨씬 더 컴팩트한 구현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무게중심도 기존 보다 더 낮아 졌다. 

 





 

 이번에는 E-모터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 정확히는 변속기 쪽에 작은 전기 모터를 더해 순간 출력을 강하게 끌어 올려 준다. 또 대시보드 앞쪽에 위치한 1.9KWH급 리튬이온 배터리가 실시간으로 전기 에너지를 충전하며 힘을 더한다. 기계적인 설명은 여기까지. 실질적으로 운전을 하면서 느끼는 장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크게 경험하는 건 바로 가속력이다. 총 시스템 출력은 기존 대비 61마력 증가한 541마력, 최대토크는 62.2㎏∙m 수준인데 이러한 숫자는 온전히 운전자가 체감할 수 있다.

 

 무지막지하게 튀어나가고 속도가 점핑 하는 순간이 매우 빠르다. 전기회전자를 터보차저 안에 넣어서 특유의 지연 현상이 없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힘을 느낄 수 있다. 확실히 기존의 터보와는 반응 자체가 다르다. 코너를 탈출하는 순간에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파워를 끌어 올린다. 

 

 여러 개의 코너로 구성된 서킷에서는 E-모터의 힘이 상당하다. 적극적으로 힘을 발휘하면서 회생 제동도 같이 하기 때문에 작은 배터리를 채우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랩 타임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언제든지 전기 에너지를 활용해 즉각적인 힘을 추가로 엔진에 공급하는 결과를 보여 주게 된다. 

 





 

 매우 놀라운 실력이며 포르쉐이기 때문에 가능한 독보적인 능력이지 않을까 싶다. 이를 바탕으로 직선 구간에서는 더 높은 최고속도를 낼 수 있고 코너 탈출 타이밍도 훨씬 빨라졌다.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지금과 같은 변화는 축복과도 같다. 굽이치는 길에서는 기존 포르쉐 노하우가 가감 없이 드러난다. 

 

 날카로운 핸들링, 한 치의 오차도 허용 하지 않는 그립 주행 실력이 헛웃음을 짓게 할 정도다. 특히, 400V 시스템을 통해 조절되는 새로운 PDCC는 차 움직임을 극적으로 구현한다. 아주 조금의 롤이나 휘청거림도 허용하지 않는 마치 각기 춤을 추는 것처럼 완벽하게 움직인다. 일부러 자세를 흐트러트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질없었다. 자세 제어 장치가 활성화 되어 있는 이상 그 어떤 위험한 순간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최상의 운전 재미와 즐거움만 전달할 뿐이다.

 

 사운드도 완전히 달라졌다. 훨씬 더 커졌고 카랑카랑해졌다. 거친 맹수의 포효와 같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저속에서는 시종일관 으르렁거리고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할 때는 고주파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 온다. 심지어 레드존을 향할 때는 처음 들어보는 날카로운 사운드가 흥분을 부추기고 퍽 하고 터지며 웅웅 거리는 공명음 마저도 아름다운 음악으로 느껴진다. 

 











 

 엔진 회전수에 맞춰서 서로 다른 음색을 들려주며 운전자를 흥분 시키기에 충분하다. 흡기와 배기 구조가 달라지다 보니 사운드에서도 이점을 챙겼으며 신형의 매력을 더욱 키운다. 소리에 취해 두 손은 저절로 패들 시프트로 향하고 열정 넘치는 지휘자가 되어 합주를 완성한다. 이와 함께 페달과 발을 맞추며 서킷위에서 911과 아름다운 춤을 주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잊지 못할 시간으로 물들며 극강의 도파민은 덤으로 챙겨간다. 다시 페독으로 들어와 흥분을 가라 앉히고 차를 자세히 살펴봤다. 외관에서의 변화는 앞범퍼 공기흡입구다. 세로 형태의 핀으로 바뀌었는데 냉각과 다운포스 등 공기 역학적인 요소가 훨씬 더 강해졌다. 또 지능화된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 형태를 비롯해 조금씩 변화를 이뤄냈으며 차의 존재감을 더욱 명확히 드러낸다. 

 

 뒤는 조금 더 깔끔해졌다. 트렁크 중앙에 붙은 포르쉐 레터링과 가로로 긴 테일램프가 하나의 패널로 위치하며 엔진 덕트는 유광 블랙으로 감싸 고급감을 살렸다. 또 바뀐 배기시스템을 증명하듯 테일 파이프는 중앙으로 모여 있으며 야구공 하나는 그냥 들어갈 정도의 엄청난 구경을 갖고 있다. 이 외에 한껏 부풀린 팬더,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등 911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라인과 균형은 전부 그대로다. 

 

 실내는 디지털 요소의 변화가 핵심이다. 드디어 911도 풀 디지털 계기판을 넣어 시대 흐름을 맞췄다. 다양한 그래픽 구현이 가능하며 엔진 회전수를 중앙에 두는 것은 여전하다. 폭 넓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직관적인 판단이 중요한 서킷에서는 더 유용하다. 이 외에도 하이브리드 전용 그래픽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훨씬 보기 편하다. 

 







 



 

 엔진 스타트 버튼은 여전히 왼쪽에 있으며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물리 버튼과 공조 장치, 센터 터널의 형상도 그대로다. 옵션에 따라 소재와 편의 및 안전 품목, 컬러 믹스매치를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나만의 포르쉐를 완성할 수 있다.

 

 트랙 위에서 911 GTS는 평소 알지 못했던 매력을 마구 뽐내며 ‘역시’ 라는 단어를 남발하게 했다. 그리고 본질은 모터스포츠에 있다는 사실도 다시 일깨워줬다. 도심 속에서 존재만으로 빛이 났다면 서킷에서는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무대 주인공 역할을 자처한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압도적인 실력을 증명하고 기술의 진화를 너무나도 잘 체감할 수 있었다. 스포츠카의 정석이라고 불릴 만한 이유가 명확하고 물 만난 물고기처럼 누구나 신나게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차가 911 GTS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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