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용자 겨냥한 정공법 전개
 -크기, 활용도, 가격까지 두루 갖춰
 -국산차 일색 시장, 합리적으로 등장한 독일 SUV

 대형 SUV는 한때 먼 나라 이야기였다. 과거에는 주차하기만 힘들고 효율적이지 못한 차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대가족이나 캠핑·레저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틈새 차종이었다.

 지금의 위상은 사뭇 다르다. 이제는 세단보다는 SUV가 주류인 시대가 됐고 자연스레 대형 SUV는 메인스트림을 차지했다. 자연스레 소비자들도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높은 시야, 다목적 활용성을 제공하는 대형 SUV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가족용, 레저용, 때로는 비즈니스 이동 수단까지 활용 가능한 대형 SUV의 다재다능함이 재평가받는 요즘이다. 

 시장에 많은 대형 SUV가 있지만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그 중에서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단순히 차체가 크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경쟁차가 보여주지 못한 현실적인 강점들이 결합되면서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다.

 무엇보다 크기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전장 5,095㎜, 전폭 1,990㎜, 전고 1,780㎜는 국산·수입 대형 SUV를 통틀어 가장 긴 수치다. 폭스바겐 최신 디자인 언어를 적용하면서도 전용 R라인 패키지와 랩어라운드 주간주행등, 일루미네이티드 로고 같은 요소로 볼륨감 있는 차체와 현대적 디테일이라는 균형을 잡았다. 단순히 덩치만 큰 SUV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두 번째 강점은 실내 활용성이다. 대부분의 대형 SUV가 3열을 형식적으로 배치하는 것과 달리 아틀라스는 성인 7명도 장시간 무리 없이 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미국의 카앤드라이버 테스트에서는 좌석을 모두 접었을 때 여행용 캐리어 38개를 실을 수 있었다. 적재공간은 기본 583ℓ에서 최대 2,735ℓ까지 확장된다. 여기에 2열 카시트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3열 승하차가 가능한 구조는 육아 가정에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견인 능력이다. 순정으로 장착된 트레일러 히치는 최대 2.2톤을 끌 수 있다. 카라반, 모터보트, 제트스키 등 레저 수요를 고려하면 단순한 옵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반 SUV에서 이 정도 기능을 확보하려면 별도의 개조와 비용이 필수인데 아틀라스는 이렇다 할 지출이 필요 없다. 

 네 번째는 파워트레인이다.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273마력, 37.7㎏·m를 발휘한다. 저회전 영역부터 토크가 살아 있어 일상·장거리·견인 주행 모두 대응력이 높다. 8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제어 4모션 AWD가 기본 탑재돼 옵션으로 제공하는 사륜구동과는 차이를 보인다. 오프로드와 스노우 모드까지 포함한 주행 모드 선택은 실사용 가치를 더한다. 연료 효율은 복합 8.5㎞/ℓ로 동급 대비 나쁘지 않다. 대배기량 대신 2.0ℓ로 억제한 점은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다.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다. 디지털 콕핏,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만카돈 오디오, 파노라마 선루프, 30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IQ.드라이브 주행 보조 패키지까지 기본 적용됐다. 충돌 안전성은 미국 IIHS ‘탑 세이프티 픽’으로 입증됐다. 여기에 블랙박스 보증, 서비스 프로그램, 수리 지원 등 사후 관리 패키지를 붙여 차를 구매한 뒤의 유지보수비용까지 고려했다.

 가격은 6,770만원대(7인승)와 6,848만원대(6인승). 국산 대형 SUV 풀옵션 가격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오히려 기본 사양의 풍부함, 순정 견인 능력, 실내 활용도를 감안하면 가격 방어력이 높다. ‘독일차=프리미엄 가격’이라는 통념을 거꾸로 뒤집는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아틀라스는 큰 차가 필요하다는 수요에 정공법으로 답한 SUV다. 공간, 견인, 파워트레인, 안전, 사후 관리까지 모든 요소가 실사용자의 합리적 선택 기준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국산차 일색이던 대형 SUV 시장에서 아틀라스의 등장은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구조적 변수가 될 수 있겠다.

 자료제공: 폭스바겐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