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트한 주행 질감, 만족도 높여
-예측 가능한 부드러운 응답성, 멀미 줄여줘
-생각보다 뛰어난 만듦새, 편견 지우는 역할
BYD 씨라이언7은 단순한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투입된 2026년형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경쟁이 치열한 중형 전기 SUV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는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단단함으로 무장한 경쟁차들과 달리 씨라이언7은 일관되게 부드럽고 안락한 성격을 앞세워 자신만의 길을 택했다.
▲디자인&상품성
전면부는 BYD의 새로운 얼굴인 ‘오션 X 페이스’를 기반으로 한다. LED 헤드램프는 얇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며, 범퍼 양 끝에 배치된 에어커튼은 단순히 스포티한 느낌 뿐만 아니라 실제 공력 성능에도 기여한다. 파워돔 형태로 살짝 솟은 보닛은 마치 스포츠카의 전면부처럼 근육질의 긴장감을 주면서 차체 전체에 강한 존재감을 불어넣는다. SUV답게 높이가 있으면서도 날렵하게 다듬어진 실루엣이 사뭇 새롭다.
측면은 씨라이언7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루프 라인은 쿠페형 SUV처럼 매끄럽게 떨어지고 B필러에서 D필러까지 이어지는 블랙 포인트 덕분에 플로팅 루프 효과가 살아난다. 벨트라인은 후면으로 갈수록 치솟아 역동성을 강조하고 로커패널에는 바다의 파도와 경계를 형상화한 입체적 디테일이 더해졌다. 전장 4,830㎜에 달하는 차체는 기아 EV5보다 길고, 토레스 EVX보다도 여유 있는 비율을 보여준다.
후면부는 균형 잡힌 비례감과 스포티한 감각이 교차한다. 루프 윙과 리어 스포일러는 공력성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좌우를 잇는 리어램프 내부에는 물방울 모양의 디테일이 더해져 개성을 살렸다. 범퍼 하단에는 디퓨저 형태의 장식을 더해 고성능차 같은 느낌을 더했다.
실내에 들어서면 의외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중국산 전기차라는 선입견을 무색하게 할 만큼 내장재의 마감 품질과 촉감이 뛰어나다. 손이 닿는 곳마다 고급스러운 질감을 전하고 버튼과 다이얼의 조작감도 탄탄하다. 15.6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화질과 반응성이 기대 이상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155 칩셋을 탑재한 덕분에 그래픽과 음성 인식 성능도 매끄럽게 구현된다.
2열 공간은 중형 SUV 기준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2,930㎜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고 열선과 리클라이닝 기능이 포함돼 장거리 주행에서도 거주성이 우수하다. 다만 리클라이닝 각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시트 측면 하단이 아닌 어깨 부분에 있는 레버를 조작해야 한다. 경쟁차들이 직관적인 위치에 별도의 레버를 마련해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성능
씨라이언7은 후륜구동 단일 모터임에도 출력은 230㎾(313마력)에 달한다. 토크는 38.7㎏·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을 단 6.7초 만에 끝낸다. 82.56㎾h 용량의 블레이드 배터리는 복합 주행거리 398㎞, 저온 조건에서도 385㎞를 인증받았다. 저온 주행거리 유지율이 96.7%에 달해 우리나라의 겨울 환경에서도 부족함이 없겠다.
차의 진짜 매력은 수치가 아니라 성격에 있다. 주행감각은 기본적으로 컴포트에 맞춰져 있다. 최근 단단한 승차감을 내세우는 전기 SUV들이 늘어난 가운데 씨라이언7은 드물게 부드럽고 안락한 성향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노면 충격을 매끄럽게 걸러내며 저속 주행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다.
여기에 응답성마저 부드럽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속도를 올려가는 과정이 전기차 특유의 급작스러움 대신 일정하고 예측 가능한 리듬으로 이어진다. 덕분에 전기차에 낯설어도 부담 없이 다룰 수 있고 동승자 역시 자연스러운 가속감을 느낀다.
이 같은 특성은 회생제동이 개입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회생제동 반응 감도를 높여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울컥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속도를 줄인다. 회생제동을 불편하게 느끼던 이들에게는 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주행 보조 시스템 역시 안정적인 성격을 유지한다. 크루즈 컨트롤에서 목표 속도를 다소 높게 잡아도 갑작스러운 가속 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끌어올린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조향 보조도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모든 부분에서 예측 가능할 만큼 차분한 반응을 보여주는 점은 패밀리 SUV로서 신뢰를 더한다.
핸들링에서는 컴포트 지향의 성격이 뚜렷하다. 차체는 단단히 눌러 붙기보다는 일정한 여유를 두고 반응하며 코너링 시 롤링이 어느 정도 발생한다. 다만 나름의 규칙성을 가지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차체가 흐트러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운전자는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편안하게 차를 다룰 수 있다. 덕분에 일상적인 도심 주행은 물론 고속도로의 완만한 커브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총평
씨라이언7은 BYD가 쌓아온 기술과 자원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체급과 성능, 안전과 편의 기능 등 객관적 수치에서도 경쟁차를 압도하지만 진정한 차별점은 ‘컴포트’라는 일관된 주행 철학에 있다. 단단함 대신 부드러움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가속과 감속, 회생제동, 보조 시스템, 심지어 핸들링까지 모든 영역에서 예측 가능할 만큼 차분한 응답성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동급 최대 수준의 차체 크기, 기대 이상의 내장재 품질, 넉넉한 2열 거주성까지 더해져 패밀리 SUV로서 신뢰를 확보했다. 결국 씨라이언7은 단순한 도전자가 아니라, 한국 전기 SUV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BYD의 답변이라 할 만하다.
씨라이언7의 가격은 4,49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