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아우디다운 전기 세단의 등장, A6 e-트론 

입력 2025년12월23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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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최신 기술 접목한 아우디 
 -이질감 없는 주행 감각 인상적

 

 아우디의 전동화 전략은 단순 라인업 추가나 실험적인 제품, 과도기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A6 e-트론은 브랜드가 축적해온 기술력과 전기차 시대의 해답을 한데 모아 완성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가장 최신의 전동화 기술과 디지털 경험을 담았지만 그 표현 방식은 의외로 차분하고 절제돼 있다. 특히, 주행을 시작하면 전기차 특유의 과장된 가속이나 인위적인 연출보다는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움직임이 먼저 다가온다. 아우디가 오랫동안 다듬어온 세단의 감각 위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듯한 인상이다. 프리미엄 전기 세단이 지향해야 할 ‘이질감 없는 완성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디자인&상품성
 아우디의 새 디자인 언어는 파격적이고 신선하다. 기존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시종일관 시선에 끌려 한없이 차를 바라보게 만든다. 날카로운 주간주행등은 다양한 에니메이션을 통해 만족을 높이고 헤드램프는 정직한 모습으로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물론 지능화된 라이팅 시스템을 통해 야간 주행 시 최적의 시야를 제공한다. 전기차 특성을 살려 싱글프레임 그릴은 막혀 있으며 촘촘한 무늬를 넣어 밋밋함을 피했다. 간결한 새 아우디 로고도 멋을 더한다. 범퍼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마무리했고 기능에 충실한 모습이다.

 

 옆은 세단 특유의 늘씬한 비율이 좋다. 스포트백의 특성을 살린 낮은 루프라인과 C-필러 끝까지 뻗어 있는 유리창, 상대적으로 높게 위치해 놓은 벨트라인 등 역동성을 드러내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공기 역학을 고려해 도어 핸들은 안쪽에서 전자식으로 열 수 있게 했고 컴팩트한 버츄얼 사이드미러도 에어로다이내믹이 도움을 준다.

 

 실제로 A6 e-트론은 아우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치인 공기저항계수 0.21Cd를 실현했다. 시승차는 블랙 에디션으로 검게 물들인 21인치 휠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안쪽에 자리잡은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의 조합도 좋다. 또 B필러와 사이드스커트 쪽에는 아우디 로고와 차명을 나타내는 레터링이 가득 표현돼 있다.

 











 

 뒤는 최신 아우디 패밀리-룩이 엿보인다. 가로로 긴 테일램프와 입체적으로 표현한 그래픽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4개의 원형 링에도 붉은 조명이 들어온다. 반면, 트렁크는 최대한 심플하게 마무리했고 범퍼 주변부도 약간의 장식을 제외하면 차분하다. 완만하게 내려 앉은 뒷 유리창과 짧은 트렁크 리드 라인이 이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실내는 디스플레이의 향연이다. 무려 여섯 개의 모니터가 전방을 비추고 있다. 11.9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와 14.5인치 MMI 터치 센터 디스플레이, 10.9인치 패신저 디스플레이, 버츄얼 사이드미러 화면, 헤드업디스플레이 등이다. 단번에 가장 최신 자동차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풀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일체형 모니터는 크기가 상당하며 각종 정보를 시원스럽게 제공한다. 아이콘이 많이 배열돼 있어 처음에는 다소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한번 손에 익으면 무척 사용하기 편하다. 반응도 빠르고 구현되는 과정도 자연스러워 불만이 없다. 

 

 패신저 디스플레이는 각도가 살짝 틀어져 있는데 운전자가 설정한 거의 모든 정보를 동일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조수석 탑승자도 지루할 틈이 없다. 동일하게 폭 넓은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 외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또한 속도, 교통표지판, 내비게이션을 증강현실로 표현해주는 AR 기능을 탑재해 입체적인 구현이 일품이다.

 











 

 버츄얼 사이드미러는 각도가 가파르게 꺾여 있지만 한 번 눈에 적응하면 제법 익숙하게 시선이 간다. 더욱이 눈이나 비가 왔을 때, 또는 야간 주행 시 일정한 빛의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기 때문에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서로 다른 역할을 지닌 여섯 개의 모니터를 보고 있을 때면 마치 우주선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가슴이 웅장해진다.

 

 대부분의 기능을 화면 안에서 조작할 수 있어서 물리 버튼은 최소화했다. 중앙 송풍구에서 시작해 센터터널까지 내려오는 과정에서 버튼은 전자식 변속레버와 볼륨 및 시동 등 극히 일부만 남겼다. 나머지는 전부 커다란 수납함이다. 모두가 좋아할 만한 구성으로 이전과 비교해 쓰임새가 부쩍 높아졌다.

 

 이 외에 도어 패널에는 제법 다양한 버튼이 보인다. 등화류 조작은 물론 사이드미러, 시트포지션 등을 한 곳에 몰아넣었다. 더블 D컷 타입의 스티어링 휠에도 물리 버튼이 있는데 크기가 작아 다른 버튼을 누르게 된다. 또 크루즈컨트롤이 여전히 뒤쪽에 컬럼식으로 표현돼 있다는 점도 아쉽다.

 

 편의 품목은 넉넉하다. 전 트림에 투명도 조절이 가능한 스위처블 파노라믹 루프를 기본 적용했다. 여기에 스포츠시트, 전동 및 열선·통풍 기능이 포함된 앞좌석, 운전석 메모리 시트, 뒷좌석 열선시트, 요추지지대, 앞좌석 이중 접합 유리, 스토리지 패키지 등 다양한 프리미엄 기능도 기본이다. S-라인 블랙 에디션은 한층 높아진 뱅앤올룹슨 3D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헤드레스트 스피커가 더해진다.

 











 

 2열은 무난하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도 적당하며 가운데 턱도 없어서 성인 세 명이 앉아서 여유롭게 이동 가능하다. 시트포지션이 낮고 면적도 상당해 착좌감도 우수하다. 전용 송풍구는 중앙과 B-필러에 각각 위치하고 간단한 공조장치 기능도 마련돼 있다. 트렁크는 스포트백 특징을 살려 뒷 유리창까지 넓게 열린다. 물건을 넣고 뺄 때 유용하지만 뒤쪽으로 갈수록 기울기가 있어 공간 활용은 다소 제약이 있다. 앞쪽 보닛에 있는 여분의 수납공간으로 위안을 삼는다.

 

 ▲성능
 A6 e-트론의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을 채택했다. 여기에 100㎾h 배터리와 270㎾(367마력) 모터를 탑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4초, 1회 충전 시 복합 469㎞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대 270㎾ 급속 충전 시 10~80%까지 약 21분이면 충전 가능하다. 11㎾ 완속 충전도 지원한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매우 부드럽다는 느낌이 처음 다가온다. 차분하게 속도를 올리는데 전기모터 회전이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조금의 이질감도 느낄 수 없으며 마치 자연흡기 가솔린 차를 모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만큼 전기 에너지를 일부러 과시하지 않고 흐름에 맞춰 조절하며 최대한 정제돼 있다.

 

 더디거나 굼 뜨다는 표현이 아니다. 계기판 속 숫자는 충분히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 그 이상을 가리키지만 언제 도달했는지 모를 정도로 극강의 부드러움을 추구한다. 이처럼 프리미엄 전기 세단의 올바른 방향을 단번에 보여준다.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에 두면 367마력의 힘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머리가 뒤로 튕기거나 스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몰입감을 유도하는 정도이며 한번에 전기 에너지를 쏟아내거나 컨트롤하기 버겁고 날것의 감각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풍부한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언제든지 필요한 순간에 훅 하고 점프하는 능력을 갖췄다.

 

 우수한 세팅의 에어 서스펜션은 단연 인상적이다. 도로의 굴곡을 의연하게 흡수하고 최적의 승차감을 확보한다. 물론 급격한 방향 전환이나 롤이 발생할 것 같으면 탄탄하게 차체를 붙잡지만 전체적인 성격은 소프트에 맞춰져 있다.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매우 만족스럽고 탑승자 모두 고급스러운 이동 경험을 받는다.

 

 반면, 회생제동은 제법 적극적이다. 단계별로 차이가 크고 차를 잡아 세우는 과정도 강하게 다가온다. 노즈다이브 현상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전기 세단과 비교해서는 에너지 회수를 더 열심히 하는 듯하다. 그만큼 내 차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핸들링과 코너링은 전기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이 드러난다. 낮은 무게중심과 합리적인 무게배분으로 인해 정확하게 포물선을 그리며 코너를 통과한다. 바닥에 바짝 붙어 달리는 느낌이 좋고 믿음감도 저절로 생긴다. 욕심을 부려 가속페달에 힘을 주어도 차는 최대한 트랙션을 잡으며 라인을 그린다. 이처럼 차의 거동에 있어서는 단연 아우디다운 실력이다.

 





 

 ▲총평
 A6 e-트론은 단순히 아우디의 파생 전기 세단이 아니다. 전동화 시대에도 아우디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우수한 기술과 압도적인 스펙도 마음에 들지만 이를 앞세우기보다 이질감 없는 주행 감각과 완성도 높은 이동 경험에 집중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아우디만의 진한 노하우가 숨어있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고 빠르지만 과하지 않다. A6 e-트론은 ‘전기차여서 좋은 차’가 아니라, 아우디이기 때문에 설득력 있는 전기 세단이다.

 

 한편, A6 e-트론은 트림에 따라 퍼포먼스 어드밴스드, 퍼포먼스 S-라인, 퍼포먼스 S-라인 블랙에디션 등으로 구성되며 S6 e-트론을 포함해 총 4종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A6 e-트론이 9,459~1억586만원, S6 e-트론은 1억1,624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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