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 보험료, 반값으로 내려
고속도로에선 인간 운전자 사고 위험이 월등히 높고 도심에서도 인간보다 자율주행 사고가 적다. 반면 교차로는 자율주행차가 인간보다 1.2배 가량 높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발표한 결과다. 그리고 구글 웨이모는 실전 데이터 분석에 나섰다. 620만마일 운행 동안 62건의 사고를 경험했지만 94%는 다른 차의 과실로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비상 상황 대응 속도는 인간보다 1.5배 빠르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테슬라도 오토파일럿 사고율을 1억 마일당 인간은 1.6건, 오토파일럿(FSD 포함)은 0.3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운행 과정에서 자동차가 손상되거나 탑승객 또는 운전자가 상해를 입을 가능성은 당연히 로봇 운전자에 의존할수록 낮아진다. 미국 내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가 테슬라 FSD를 활성화하고 주행하면 보험료를 단위 거리당 50% 내려준다고 밝힌 배경이다. 물론 부정적인 해석도 있다. 신뢰도 측면에서 데이터를 믿지 못한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탓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보험료 논란은 향후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보험은 말 그대로 만약을 대비해 자동차 소유자가 보험사에 비용을 지급하고 사고 때 손실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토록 하는 제도다. 그래서 보험사는 언제나 사고 가능성을 보험료 책정의 근간으로 삼는다. 이때 기준 삼는 항목이 운전 경력, 사고 유발 건수, 각종 첨단운전보조장치 적용 여부, 평균 운행 거리, 운행 목적 등이다. 필요한 경우 도로 환경의 열악성을 따져 주거 지역도 보험료 차등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처럼 인간 운전을 전제로 자동차의 사고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는 점에서 보험 가입은 일종의 의무이기도 하다.
로봇 운전은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로봇 운전이 사고 제로(0)에 도달하면 보험사는 누구로부터 보험료를 받아야 할까?”이다. 사고가 없으면 보상도 없고 당연히 보험 가입의 필요성도 없어지는 탓이다. 이때 보험사의 수입은 인간 운전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설령 사고가 나도 인간 운전 자동차 과실이 100%라면 로봇 운전은 사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인간 운전이 100% 과실이라면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으로 자율주행차와 탑승자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데 이때 보상 비용은 가파르게 치솟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외형 수리비에 시스템 고장까지 유발한다면 피해자인 자율주행 소유자 또는 운행자는 자동차를 그냥 교체하는 경우도 즐비할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는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결국 높은 보상비를 부담하고 돈은 인간 운전자 보험료에서 충당하는 수밖에 없다.
보험료가 오르면 오를수록 인간 운전자는 보험료와 자동차 가격 등을 고려해 자율주행 기능을 더욱 찾기 마련이다. 가해자가 되지 않아도 되고 운전에 신경 쓸 일도 없다. 인간과 로봇의 운전이 뒤섞인 과도기를 거쳐 운행 데이터 축적이 늘어날수록 자율주행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전개된다는 뜻이다. 물론 이때 보험사도 생존법을 찾는다. 어떤 기계든 완벽하지 않다는 점에서 로봇 운전 자율주행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를 찾기 마련이다. 시스템 오류 등을 찾아내 ‘100:0’ 과실 비율을 바꿔 로봇 운전도 보험에 가입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사의 역할은 애매해진다. 그리고 이제 그 고민이 시작됐다. 비록 인간 책임이라 하더라도 FSD 기능이 인간 운전보다 사고율이 낮다는 점이 확대되면 가입자는 보험료 인하를 요구할 수밖에 없어서다. 테슬라 FSD 등의 자율주행 기능이 보험사에 던진 근본적인 질문이다.
권용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