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찍어내는 특수 공법
-차체 강성과 충돌 안전성 ↑
지난 29일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향했다. 지커가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브랜드 제조의 산실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기존 자동차 공장과는 결이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사람의 움직임보다 데이터와 로봇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시끄러운 소리와 기름 냄세도 나지 않았다. 공장보다는 잘 만들어진 연구시설 같았다.
약 133만㎡에 달하는 부지,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이곳은 5G와 AI, 산업용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생산 허브다. 공정 전반은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고 에너지 사용까지 데이터로 관리된다. 태양광 설비와 IoT 기반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최대 40%까지 끌어올린 점도 특징이다.
그리고 이 공장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 있다. 바로 공장 한 동에 자리한 거대한 설비 바로 ‘메가 다이캐스팅’ 장비다. 눈앞에 펼쳐진 기계는 기존 프레스 설비와는 차원이 달랐다. 수천 톤급 압력을 가하는 초대형 장비와 차체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금형들이 압도적인 크기로 늘어서 있다. 이 설비는 알루미늄을 녹여 하나의 틀에 부어 넣고 단번에 차체 주요 구조물을 완성한다. 기존처럼 수십, 수백 개의 패널을 나눠 찍고 용접으로 이어 붙이는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지커는 이 공장에 세계 최초 7,200톤급 L4 통합 메가 다이캐스팅 공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존 여러 개 부품으로 나뉘던 차체 구조물을 단일 부품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용접 포인트가 줄어들고 구조적인 일체성이 높아지면서 차체 강성과 충돌 안전성까지 동시에 끌어올렸다.
생산 측면에서의 변화는 뚜렷하다. 부품 수 감소와 공정 단순화를 통해 생산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전통적인 조립 중심 제조에서 벗어나 ‘찍어내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다.그리고 이 곳에서는 차체 사이드 빔과 후방 휠하우스로 이어지는 하나의 패널을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참고로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이 같은 공법을 실제 양산에 적극 적용하고 있는 곳은 테슬라와 지커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기술적 난이도와 투자 부담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메가 다이캐스팅 외에도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전 공정에서 자동화를 극대화했다. 703대의 로봇이 투입된 용접 라인은 100% 자동화를 구현했고 밀리초 단위 전류 제어로 균일한 품질을 확보한다. 프레스 공정 역시 단일 금형으로 여러 부품을 동시에 성형하는 5공정 자동화 라인을 구축해 효율을 끌어올렸다. 모든 생산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기록되며 수년이 지난 뒤에도 개별 차의 생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공장을 관통하는 핵심은 명확했다. 자동차는 더이상 조립하는 공간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로 완성품을 찍어내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와 함께 지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전기차 시대 제조 방식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으며 그 중심에는 거대한 기계 한 대가 있었다.
중국(닝보)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