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로봇청소기와 자율주행차의 공통점은...

입력 2026년05월07일 08시0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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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맹 드리미 로봇청소기 사업부 사장
 -"경로 및 알고리즘 생성, 두 존재가 비슷해"
 -"자동차와의 차이, 훨씬 빠르고 복잡하다는 점 뿐"

 

 28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드리미 넥스트' 발표 현장에서 로봇청소기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맹(Michael Meng) 사장을 만났다. 자동차 전문기자라는 소개에 뜬금없다고 느낄 수 있겠건만 생각보다 대화가 통했다. 

 


 

 주제는 자연스럽게 자율주행, 센싱, 경로 생성 알고리즘으로 이어졌고 제품만 다를 뿐 풀고 있는 문제는 같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로봇청소기와 자동차가 같은 기술 축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을 전제로 질문이 모빌리티로 옮겨가자 그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치 익숙한 주제라는 듯 곧바로 설명을 이어갔다. 로봇청소기와 자동차, 전혀 다른 제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문제를 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경로를 만들고 알고리즘을 생성하는 방식은 로봇청소기와 자율주행차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는 실내 공간을 스스로 인식하고 최적의 이동 경로를 계산하며 상황에 따라 동작을 수정한다. 이는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에서 수행하는 내비게이션·경로 계획과 구조적으로 동일한 과정이다. 다만 그는 곧바로 차이를 짚었다. “자동차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훨씬 복잡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그 다음 설명이다. 속도와 환경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로봇청소기 쪽이 요구 조건이 단순하다고 보지 않았다. 그는 “실내에서 사고 없이 움직이며 클리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정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 이동이 아니라 ‘작업 수행’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물체와의 거리, 위치, 동작의 정확성이 더 엄격하게 요구된다는 의미다.

 


 

 이 발언은 드리미가 왜 모빌리티를 언급하기 시작했는지를 설명하는 단서이기도 하다. 로봇청소기는 이미 실내 환경에서 자율주행과 유사한 문제를 풀고 있다. 공간 인식, 경로 최적화, 장애물 회피, 그리고 상황별 의사결정까지. 결국 기술의 구조만 놓고 보면 적용 대상이 ‘방바닥’이냐 ‘도로’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는 “차가 갖지 않은 시나리오가 있다”며 또 하나의 차이를 짚었다. 자동차는 사람과 물건을 이동시키는 데 최적화돼 있지만 로봇청소기는 물체를 닦거나 좁은 공간 아래로 들어가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동 중심의 모빌리티와는 다른 영역이지만 동시에 향후 로보틱스가 확장될 수 있는 방향을 보여준다는 것. 

 

 이 지점에서 드리미의 전략이 읽힌다. 회사는 이번 샌프란시스코 행사에서 스스로를 생활가전 브랜드가 아닌 AI·로보틱스 기술 기업으로 재정의했다. 고속 디지털 모터, 지능형 알고리즘, 로봇 제어 기술을 공통 기반으로 삼고 이를 다양한 제품군에 반복 적용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하나의 기술 스택이 청소기에서 시작해 스마트홈, 나아가 모빌리티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른바 ‘드라이브 넥스트’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완성차 사업 진출을 선언하기보다 자율 제어와 내비게이션 기술이 자동차라는 복합 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공개된 콘셉트카는 양산을 전제로 한 제품이라기보다 기술 검증 성격이 강하다. 모빌리티를 새로운 시장이라기보다 기존 기술을 더 큰 스케일에서 시험하는 무대로 삼은 셈이다.

 

 보안과 데이터에 대한 인식도 이와 닿아 있다. 그는 보안 및 개인정보의 취약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개인정보 보호는 가장 우선시되는 과제”라고 말했다. 당장의 주력인 로봇청소기에 국한한 이야기라는 전제를 깔면서도 "유럽보다 엄격한 수준의 내부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한국 시장만을 위한 별도 서버 구축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데이터 기반 시스템에서 신뢰는 기술 경쟁력의 일부라는 판단이다.

 

 그가 반복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생태계’다. 그는 “지능형 기술이 내재화되면 제품 확장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봇이 테이블을 닦는 기능 등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도 이미 시연 단계에 들어섰다. 이는 로봇청소기에서 시작된 기술이 단일 제품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마이클 맹 사장의 말 대로라면 로봇청소기는 더 이상 가전이 아니다. 속도와 환경은 다르지만 자율주행차와 같은 방식으로 ‘인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스템’이었다. 드리미가 모빌리티를 꺼내든 이유는 어쩌면 당연해보였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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