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정숙성·승차감으로 게임 끝,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입력 2025년05월12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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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벌 대비 우수한 조용함과 부드러움
 -준대형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 드러내

 

 현대자동차 ‘그랜저’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스테디셀러, 잘 만든 국산 대표 준대형 세단, 높은 인지도와 가치 등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인기까지 맞물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만큼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특징과 매력이 궁금했고 시승 기회를 통해 직접 상품성을 확인해봤다. 

 



 

 출시된 지 제법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겉모습은 익숙하다. 웅장한 덩어리감과 섬세하게 다듬은 면 처리, 1세대 각그랜저를 오마주한 디자인 포인트까지 조화롭다. 수평형 LED 램프, 다이아몬드 패턴의 대형 그릴은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맛을 동시에 키운다.

 

 측면은 세단 특유의 3박스 스타일을 온전하게 보여준다. 탑승공간을 뒤쪽으로 밀어내고 캐릭터라인을 뒤로 갈수록 아래로 처지게 해 우아한 세단의 자태가 만들어졌다. 오토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은 주행 중 공기저항을 줄여 효율 증가에도 도움을 준다. 시승차는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큼직한 휠이 기본 탑재돼 있다.

 

 살이 얇고 촘촘해 고급차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후면부는 전면과 마찬가지로 수평 형태의 요소들로 짜 맞췄다. 덕테일 스타일의 트렁크 리드는 길게 이은 LED 테일램프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범퍼 아래에 따로 배치했다. 불이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매우 시크한 인상을 주며 램프가 켜진 상황에서는 명확한 존재감을 심어준다.

 

 실내는 최대한 반듯하게 표현한 대시보드 구조가 반긴다. 이는 옛 그랜저의 흔적과 일맥상통한다. 1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모사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마찬가지다. 6시 방향으로 뻗어있는 두툼한 혼 커버가 유사한데 활용도 부분에서는 살짝 떨어진다.

 











 

 반면, 큼지막한 칼럼식 기어 레버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최신 현대차의 흐름을 올바르게 보여준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그래픽으로 물든 풀 디지털 계기판은 직관성이 좋다. 센터페시아의 메인 디스플레이도 하이브리드 모드를 추가해 언제 어떻게 배터리를 충전하고 모터를 구동하는지 알려준다.

 

 편의품목은 현대차의 강점이다. 열선과 통풍은 기본이며 보스 오디오 시스템, 센터콘솔 UVC 살균 기능, 하이패스를 포함한 차내 결제 시스템, 커넥티드 기능, 카플레이, 빌트인캠 2 등 필요로 하는 것들은 전부 들어있다.

 

 심지어 12V 배터리가 방전됐을 경우 고전압 배터리로 엔진 시동을 거는 배터리 리셋 기능도 준비했다. 현대차·기아의 HEV 제품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부분 전동화의 장점을 잘 살린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소재도 우수하다. 나파 가죽으로 대부분을 둘렀고 운전석의 경우 에르고 모션 시트를 반영해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유광블랙 패널을 과감하게 둘렀고 각 영역을 구분지은 은색 장식도 센스있다. 이 같은 흐름은 2열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매우 넓은 다리 공간을 제공하고 머리공간 역시 안쪽으로 움푹 파 놓아서 넉넉하다. 전용 송풍구와 USB 충전 단자를 비롯해 팔걸이를 내리면 엔터테인먼트 조작 버튼도 있다. 이와 함께 프레임리스 도어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양 옆 햇빛가리개는 물론 뒷유리에도 전동식 블라인드를 추가했다. 윈도우 버튼을 한 번 더 조작하는 것으로 여닫을 수 있어 직관적이고 간결하다. 트렁크 용량은 480ℓ로 가솔린 제품과 동일하다.

 











 

 파워트레인은 시스템은 최고 180마력의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60마력급 모터를 결합한 구성이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힘을 땅에 전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합산 최고 230마력, 최대 35.7㎏·m를 발휘한다. 발진 가속은 매우 부드럽다. 미끄러지듯이 전진하고 소리소문 없이 속도를 올린다. 한 없이 차분하고 고요할 뿐이다.

 

 4기통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특성상 출발이나 저속 구간에서 엔진 시동이 걸릴 때의 이질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극강의 정숙성 덕분에 이마저도 쉽게 느끼기 힘들다.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찾기 어려우며 마치 자연흡기 엔진 차를 몰고 있는 것 같은 착각도 준다. 한마디로 속도를 올리는 감각은 편안함을 지향하는 차의 성격을 온전히 드러낸다.

 

 여기에는 매끄러운 변속기가 한몫한다. 직결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것. 그렇다고 밋밋하거나 어설프다는 뜻이 아니다. 정확히 단수를 찾아 들어갔다 나오며 정직한 반응을 보인다. 그 속에서 전개 과정은 매우 이상적이고 6단이라는 아쉬움을 잊게 만들 정도로 세팅이 좋다.

 

 이는 이는 하이브리드의 핵심으로 꼽히는 연료 효율에서 드러난다. 환경부 인증 기준으로는 복합 15.7㎞/ℓ(20인치 휠, 도심 15.4㎞/ℓ, 고속 15.9㎞/ℓ)다. 하지만 실제 주행을 하는 순간에는 기대보다 훨씬 높은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트립컴퓨터 기준 도심 주행에서는 15~19km/l를 보여줬고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에는 13-15km/l를 기록했다. 국도에서 중속으로 장시간 달렸을 때는 20km/l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차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하면 훌륭한 실력이다. 


 주행모드는 에코, 스포츠, 개별설정의 세 가지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효율을 높이되 필요할 땐 동력 성능을 마음껏 뽑아낼 수 있도록 간략하게 정리한 구성이다. 회생 제동 시스템은 있는 듯 없는 듯 감속 시 동력을 회수하며 배터리를 충전한다.

 

 승차감은 제네시스 브랜드에 활용하던 품목을 대거 활용해 개선했다.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적합한 감쇠력을 발휘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능동형 소음 제어 시스템인 ANC-R은 노면과 주변의 물리적인 상황을 충분히 잡아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장점은 명확하다. 대체 불가능한 수준의 압도적인 정숙성과 승차감이다. 소리 없이 질주하며 미끄러지듯이 나아가고 안락한 승차감을 시종일관 경험할 수 있다.

 

 다분히 플래그십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품격이 드러나며 오너드리븐 뿐만 아니라 쇼퍼드리븐의 역할로도 충분하다. 차를 타고 있는 모든 구성원이 고른 만족을 줄 수 있으며 기분 좋은 이동 경험을 받을 수 있다. 오랜 시간 인정받아온 이유를 알 수 있으며 스테디셀러다운 굳건한 모습이 인상적인 차가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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