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공예트렌드페어 참가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로 이어온 8년의 장인정신
-작가의 삶과 태도를 품은 ‘손으로 만드는 가치’
렉서스코리아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25 공예트렌드페어'에 참가했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참가다.
올해는 공예트렌드페어에도 뜻 깊은 한해다. 개최 20주년을 맞는 한 해이기 때문이다. 렉서스는 이번 공예트렌드페어에서 2017년부터 이어온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프로젝트의 철학과 궤적을 다시 한 번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날 전시의 주제는 ‘경계를 허물다’였다. 자동차 브랜드와 공예, 산업과 예술,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예가 지닌 쓰임과 의미를 다시 묻겠다는 의지다. 렉서스 특유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감성을 반영한 공간은 반투명 소재를 활용해 부스 안팎의 경계를 최소화했고, 외부에서도 작품의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설계한 게 눈길을 끌었다.
전시에서는 2025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 수상작을 비롯해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역대 수상작,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작가들의 신규 작품 등 약 65여 점이 공개됐다. 단순한 회고가 아닌, 시간이 쌓이며 어떻게 공예의 언어와 표현이 확장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여기에 폐기 예정이던 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타임리스 파츠’도 함께 전시돼 렉서스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의 메시지를 공예적 언어로 풀어낸다.
관람객과의 접점도 한층 강화했다. 12월 13일과 14일에는 2025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 수상 작가가 직접 작품의 제작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마침 현장에서는 2025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위너로 선정된 최선혜 작가의 이야기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최 작가는 “이 모든 과정이 렉서스였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와 의미를 전했다.
그의 작품은 의도적으로 깨뜨린 뒤 복원한 그릇이 이동 중 사고로 다시 파손되며 전혀 다른 작업으로 확장된 결과물이다. 현장에서 설명된 이 과정에서 최 작가는 “깨진 상태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지금의 나”라고 강조했다.
깨짐은 더 이상 상징이 아닌 실제 사건이었고 그는 그 흔적을 숨기지 않은 채 작품에 남겼다. 최 작가는 잠시 말을 고른 뒤 “작품도 삶도 모두 망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때 선택한 방식이 접착이 아닌 ‘엮기’였다고 설명했다. 완전히 고정하지 않고 흔들리도록 남겨두는 선택이야말로 지금 자신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태도라는 것. 그 불완전함 자체가 현재의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렉서스가 공예트렌드페어에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렉서스가 말하는 장인정신, 이른바 ‘다쿠미(たくみ) 정신’을 자동차 제작 공정을 넘어 삶의 태도와 가치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렉서스의 다쿠미는 6만 시간 이상의 숙련을 쌓은 기술자를 뜻하지만 그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도 일에 대한 신념과 태도에 있다고도 강조했다.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장인이란 특정 연령이나 경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분명한 가치와 믿음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며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지원자를 접수받는 과정에서 종종 나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시작의 시점보다 중요한 것은 작업에 담긴 태도와 신념, 그리고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가려는 진정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철학은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프로젝트 전반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2017년 첫 공모 당시 출품자는 불과 10명 남짓이었다. 공예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도, 자동차 브랜드가 왜 공예를 후원하느냐는 질문도 지금보다 훨씬 낯설던 시기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공모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지원자 수가 9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프로젝트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신진 작가부터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작업을 시작한 작가까지, 배경과 연령, 장르의 경계 없이 ‘손으로 만드는 가치’에 집중해온 결과다.
이 같은 철학은 렉서스가 스스로를 정의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렉서스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을 만드는 브랜드에 머물 수 없다고 본다. 소비자와 함께 어떤 삶의 방식을 공유하고 어떤 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시대다.
공예와의 만남은 렉서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빠르게 소비되는 트렌드가 아닌, 오래 쓰이고 오래 남는 것에 대한 질문. 오랜 기간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렉서스는 어쩌면 공예와도 많은 면이 닮아있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