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바로미터 자처하는 탄탄한 기본기
-오프로드 특화 엑세서리 및 기능 대거 탑재
-V6 3.0 에코부스트 엔진 완성도 높아
SUV의 기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 포드 익스플로러가 또 한 번 영역을 넓혔다. 기본기에 충실한 정통 SUV의 틀 위에 이번에는 오프로드에 특화된 ‘트레머’라는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단순히 외형을 꾸미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심장부터 주행 감각까지 전면적으로 손보며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익스플로러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스포티한 감각의 ST-라인, 고급감을 강조한 플래티넘까지 더해지며 선택지는 더욱 풍부해졌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어떤 트림을 선택하더라도 익스플로러답다는 확신이다. 그리고 이번 트레머는 그 본질 위에 가장 거친 매력까지 덧입힌 존재다.
▲디자인&상품성
겉모습은 기존 익스플로러와 차별화되는 요소로 가득하다. 먼저, 전면부 그릴은 내구성이 높은 소재로 바뀌었고 블랙 배경에 포드 앰블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중앙을 흐르는 골드 컬러의 오프로드 램프는 독보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범퍼 역시 견인고리 두 개를 마련했는데 똑같은 골드 컬러로 칠했다. 이 외에 익스플로러 레터링과 안개등 주변을 유광블랙으로 감싸 고급감을 키웠고 깔끔하게 다듬어 전체적인 조화가 뛰어나다.
옆은 단 18인치 블랙휠과 올터레인 타이어가 핵심이다. 어떤 길이든 거침없이 달릴 것만 같고 골드 포인트는 여전히 미소 짓게 만든다. 굵직한 캐릭터라인과 큼직한 유리창, 거대한 차체는 단연 익스플로러 다운 든든한 모습이며 오랜 시간 지켜온 헤리티지 디자인이 빛을 발휘한다.
뒤는 가로로 긴 테일램프와 북미 사양임을 감안한 붉은색 방향지시등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트레머를 상징하는 레터링이 크게 붙여 있어 존재감을 나타낸다. 범퍼 디자인도 바뀌었는데 노출 형태의 트레일러 연결고리가 눈길이 간다.
실내는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도어 패널에 가죽을 감싸는 각종 스티치의 골드 컬러를 입혔다. 여기에 감각적인 시트도 한 몫 한다. 가죽과 스웨이드를 적절히 섞어 착좌감이 좋고 면적도 커서 누구나 만족할 만하다. 목 부분에는 트레머 자수도 새겨 넣었다. 또 관리가 쉬운 고무 발판을 마련했고 자체 곳곳에 다양한 아이콘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를 제외하면 기존의 익스플로러와 큰 차이가 없다. 여전히 실용적이고 센스 넘치며 감성 품질까지 모두 챙긴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과 13.2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다. 시원스러운 크기뿐만 아니라 깔끔한 그래픽 구성으로 운전을 하는 내내 깊은 만족을 줬다. 가장 최신의 포드 UX/UI를 바탕으로 조작을 하는 데에도 편의성을 높인다. 이와 함께 14개 스피커로 구성한 뱅엔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라이벌 대비 뛰어난 구성 중 하나다. 사운드바 형태의 스피커는 물론이고 은색 커버를 붙여서 고급스러운 느낌도 챙겼다. 상황과 분위기에 맞춰서 음향을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기대 이상이다.
이 외에 마사지 시트와 매우 다양한 각도를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시스템, 조명의 범위 등 남부럽지 않은 편의품목을 바탕으로 섬세함을 엿볼 수 있다. 익스플로러의 또 하나의 특징은 공간 활용이다. 중앙에 넓은 수납트레이가 있고 바로 아래쪽에도 깊은 공간이 하나 더 있다. 미국 차답게 컵홀더는 매우 크고 콘솔 박스와 도어 아래쪽 수납함 등도 전부 광활하다. SUV 본분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으며 실속 있는 구성으로 장거리 주행 시 큰 만족을 안겨준다.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 큰 차를 만들어 온 노하우가 빛나는 순간이다.
트레머는 2+2+2 구조의 3열 6인승 SUV이다. 그만큼 2열은 독립시트로 마련돼 있으며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원터치 폴딩도 전부 지원한다. 전용 송풍구와 공조 장치, 열선은 기본이고 컵홀더는 4개나 있다. 햇빛 가리개가 없다는 게 살짝 아쉽지만 커다란 글라스루프를 보며 위안을 삼는다.
차 급을 감안했을 때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은 차고 넘치며 그 어디에서도 답답하거나 부족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3열은 평소에는 접어서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좋을듯하다. 무릎 공간이 살짝 안 나와서 장거리 이동은 성인 기준 불편할 수도 있다. 다만, 3열을 위한 전용 유리창이 큼직하게 뚫려 있고 USB 충전 및 컵홀더 등이 잘 마련돼 있어서 구색 맞추기 공간은 절대 아니다. 어린 아이를 둔 패밀리카처럼 잘 활용하면 3열도 알차게 쓸 수 있을 듯하다.
트렁크는 매우 넉넉하다. 네모 반듯하고 깊이가 깊어 활용성이 좋다. 참고로 3열은 전동으로 접었다 펼치고 수동으로 2열까지 접게 되면 완벽한 평탄화가 연출된다. 웬만한 소형 가전, 가구도 손쉽게 넣어 이동할 수 있을 듯하다. 바닥면에 꽤 알찬 별도의 공간이 있는 것은 덤이다.
▲성능
익스플로러 트레머는 V형 6기통 3.0l 에코 부스트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 ST-라인과 플래티넘에 들어간 직렬 4기통 2.3 에코 부스트와는 한 차원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최고출력은 406마력에 이르며 최대토크 역시 57kg.m를 뛰어넘는다. 강한 힘은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느낄 수 있다. 초기 발진 가속이 매우 빠른 편이며 조금의 지연도 허용하지 않고 엔진을 돌리는 경험을 전달받는다.
그만큼 속도가 붙는 과정이 빠르고 덩치를 잊을 정도로 민첩하게 달려나간다. 특히, 중속에서 고속 영역으로 향하는 과정이 일품이다. 속 시원하게 뻗어 나가고 순식간에 도로에서 선두를 차지하게 된다. 고속 영역에서도 그 이상의 한계점을 무리 없이 올린다. 엔진은 언제나 풍부하게 힘이 남아있으니 더 가속 페달을 밟아도 된다고 유혹하는 듯하다.
그만큼 V6 3.0 에코 부스트 엔진이 주는 완성도와 실력이 무척 뛰어나 운전하는 내내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드라이빙 할 수 있었다. 10단 자동변속기도 제 역할을 다한다. 처음에는 너무 단수가 쪼개져 있어서 허둥지둥 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전부 기우였다.
정확히 맞물리고 속도에 맞춰서 최적의 단수를 결합한다. 엔진의 로스를 최대한 줄이며 이상적인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도와준다. 효율주행에서는 8-9단에서 1500RPM 이하로 시종일관 정속주행을 하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두 세 단계 단수를 낮추어서 레드존을 향해 끝까지 버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지능적인 변속기 세팅을 바탕으로 엔진의 능력을 더욱더 끌어 올려주는 모습이 좋았다. 우수한 파워트레인과 함께 차의 움직임을 결정짓는 다양한 요소에서도 평균 이상 값으로 기분을 좋게 한다. 크기가 작은 스티어링 휠은 실제 잡고 돌리는 맛이 좋다. 차도 제법 빠르게 반응하며 정직하게 방향을 틀고 코너를 통과한다.
서스펜션은 탄탄한 세팅으로 맞췄고 롤을 최대한 억제한다. 라이벌 3열 대형 SUV와 비교해도 절도 있는 감각이다. 그렇다고 승차감을 해치지도 않았다. 노면의 굴곡은 최대한 흡수하며 안정성을 키운다. 주행 모드는 꽤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기본적인 에코, 노멀, 스포츠를 비롯해서 견인과 미끄러운 길, 오프로드 모드까지 총 6개를 마련했다. 주행 모드별로 차이가 꽤 크다. 특히, 미끄러운 길과 견인, 오프로드에서는 강한 토크를 바퀴에 전달해 끈끈한 접지를 확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트레머가 오프로드 주행에서 믿음직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으슥한 산골짜기로 향했다. 세미 오프로드 구간이며 트레머 만의 특징을 맛보기로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도 초입에서 주행 모드를 오프로드로 돌리니 곧바로 화면은 어라운드뷰로 전환되고 자세 제어 장치는 풀리며 저속에서 강한 토크를 실을 수 있게 차 세팅이 바뀌었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씩 전진하며 험로를 통과했다.
가장 먼저 느끼는 건 역시 올터레인 타이어의 능력이다. 거칠고 뾰족한 자갈과 바위를 넘는 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강력한 블록타이어는 오히려 돌덩이를 쪼개면서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우직하게 전진할 뿐이다.
제법 깊은 범프 구간을 만나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트레머는 기존 익스플로러보다 지상고를 높였고 하부에 별도로 두꺼운 언더커버를 덧대서 충격을 완화했다. 이처럼 우수한 내구성을 바탕으로 운전자는 그저 자연 속에서 가고자 하는 길을 가기만 하면 된다. 험로 주행까지 고려한 서스펜션 및 댐퍼 세팅을 통해 강한 흔들림 속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를 유지했다.
심지어 일반 SUV라면 상상하지도 못했을 오프로도에서의 우수한 승차감도 경험할 수 있다. 차를 믿고 험로를 탈출해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주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산속 한가운데다. 운전자를 이곳까지 인도해 준 익스플로러 트레머가 더욱 늠름하고 멋있어 보였다.
▲총평
포드 익스플로러 트레머는 잘 만든 SUV라는 익스플로러의 본질 위에 새로운 방향성을 명확하게 덧입힌 결과물이다. 단순히 콘셉트를 확장한 수준이 아니라 실제 주행 환경과 사용 목적까지 깊이 있게 고려해 완성도를 끌어올린 점이 인상적이다.
기본기가 탄탄한 차는 많다. 하지만 그 위에 또 다른 성격을 자연스럽게 얹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트레머는 그 어려운 과제를 해냈다. 온로드에서는 여전히 익스플로러다운 안정감과 여유를 유지하면서도 오프로드에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질감 없이 두 세계를 오가는 균형감이 이 차의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V6 3.0 에코부스트 엔진이 만들어내는 여유로운 출력과 직관적인 반응,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10단 변속기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언제든 원하는 만큼 힘을 꺼낼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 여기에 상시 사륜구동과 오프로드에 특화된 하드웨어가 더해지며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트레머는 기존 익스플로러가 가진 패밀리 SUV로서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적극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캠핑과 아웃도어, 그리고 험로까지 자연스럽게 넘나들 수 있는 SUV. 익스플로러의 또 다른 성공 공식이 완성됐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