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성장을 위한 힘찬 발걸음, BYD 씰

입력 2025년12월15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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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저력 느낄 수 있는 고성능 전기 세단 
 -안정적인 디자인, 탄탄한 구성 조화롭게 다가와

 

 BYD의 성장세가 상당하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대수만 봐도 알 수 있다. 4,955대를 기록하며 연내 5,000대 돌파가 유력하다. 이미 수입 전기차 판매에서는 테슬라와 BMW 다음으로 3위에 안착하며 포디움에 올라간 상황. 여기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탄탄한 상품 구성으로 무장한 라인업이 큰 역할을 했다.

 



 

 시작을 알린 아토3의 경우 ‘역대급 가성비’ 라는 말까지 나오며 주목을 끌었고 라이벌 대비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SUV 씨라이언 7 역시 등장과 함께 반응이 상당하다. 그리고 전기 세단의 인식을 바꿔 놓은 또 다른 신차, ‘씰’이 있다. 고성능과 주행 완성도, 가격까지 모두 잡은 씰을 통해 BYD는 한국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지려 한다. 차의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겉모습은 단정하고 깔끔하다. 호불호가 크게 없으며 누가 봐도 ‘멋있다’라고 말할 만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적당한 크기의 헤드램프와 살짝 기교를 넣은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의 조화도 좋다. 앞쪽으로 완만하게 내려 앉은 보닛과 살짝 부풀어진 팬더도 인상적이다. 이와 함께 옆모습은 유광 블랙 포인트를 곳곳에 활용해 멋을 부렸다. 여러 줄의 캐릭터 라인 역시 스포티한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19인치 휠 디자인도 꽤나 감각적이며 만족을 키운다. 매끄럽게 마무리한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 역시 요즘 차 느낌을 잘 표현했다. 뒤쪽은 테일램프가 다소 큰 편이며 촘촘하게 도트 무늬를 넣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드러낸다. 이 외에 트렁크 라인은 깔끔하고 BYD 로고가 큼직하게 자리 잡는다. 제법 날카롭게 표현한 디퓨저도 인상적이다.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무언가를 모방하거나 일부러 화려하게 드러내면서 시선을 끌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춰서 익숙함을 강조한다.

 

 절묘한 크기도 인상적이다. 라이벌과 놓고 보면 테슬라 모델3보다는 확실히 크고 현대차 아이오닉6보다는 다소 작다. 중간 지점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맞추며 이상적인 세단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차를 꾸미는 각 요소가 늘씬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만족으로는 더 크게 다가온다.

 











 

 실내는 BYD 컨셉트를 엿볼 수 있다. 참고로 해당 브랜드에는 왕조 및 해양 시리즈가 있다. 왕조 시리즈는 조금 더 기품 있고 고귀한 감각의 차분한 이미지를 강조한 반면 해양 시리즈는 역동적인 바다의 느낌처럼 활기차고 젊은 분위기가 특징이다. 그리고 씰은 해양 시리즈 중 하나다.

 

 그만큼 실내 디자인에서는 곡선을 많이 사용했으며 마치 파도가 넘실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대시보드의 스티치, 도어 패널의 모습, 조명이 들어오는 범위, 송풍구의 형태, 심지어 센터 터널까지 곡선을 많이 사용했다. 약간 호불호를 탈 수 있겠지만 화려하고 입체적인 느낌 하나만큼은 매우 신선하게 나온다. 

 

 이와 함께 디지털 요소를 잘 다루는 브랜드답게 커다란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시선을 끈다. 무난한 그래픽을 제공하고 직관성이라는 부분도 만족스럽다. 특히,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UI / UX가 무척 뛰어나다. 신속한 반응과 각 영역을 올바르게 구분 지어 놓은 모습,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구현되는 과정 등 잘 만든 태블릿을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심지어 기호에 맞게 가로와 세로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색 경험도 누릴 수 있다. 물론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무선으로 깔끔하게 제공한다. 중앙에는 급속 무선충전패드 두 개가 기본으로 마련돼 있으며 주행에 도움을 주는 각종 물리 버튼이 원형으로 가지런히 모여 있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실물이 훨씬 고급스럽고 이쁘다.

 











 

 여기에 크리스털 변속 레버까지 넣어서 고급감을 살렸다. 컵홀더도 꽤 좋았는데 크기와 깊이가 상당해 다양한 형태의 텀블러도 전부 소화할 수 있다. 운전 중 차를 자주 마시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듯한 쓸모 있는 공간이 마음에 든다. 이와 함께 브릿지 타입으로 아랫부분도 별도의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시트 디자인은 고성능 스포츠 세단 성격에 맞게 멋있게 꾸며져 있다. 볼스터 기능도 마음에 들고 크기도 넉넉해 착좌감이 좋은 편이다. 이와 함께 조립품질 마감 등 퀄리티는 편견을 잊을 만큼 견고하다.

 

 전기세단 특징을 살려서 2열에서의 만족도 상당하다. 우선 시트의 면적이 매우 크고 푹신하다. 그래서인지 편안한 첫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등받이 각도가 조절되는 건 아니지만 기울기가 절묘해서 불만도 없다.

 

 여기에 2열 전용 송풍구와 수납함, USB C-타입 단자, 컵홀더 겸 팔걸이, 세 개의 포켓 파우치, 다인오디오 시스템 등 편의 품목도 알차다. 심지어 통 글라스 루프를 크게 뚫어 놓아서 개방감도 어마어마하다. 트렁크는 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준수한 공간이며 위쪽까지 전부 천으로 감싸는 등 세심한 배려도 엿볼 수 있다. 바닥에는 2단으로 여분의 깊은 공간이 있고 보닛에도 별도의 프렁크가 있다.

 











 

 ▲성능
사실 BYD의 가장 큰 장점은 파워트레인에서 나온다. 고출력 전기모터를 탑재해 놀라운 숫자를 만든 것. 전륜에 200마력, 후륜에 300마력대 모터를 넣었으며 그 결과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 53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무려 68㎏∙m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수 상태에서부터 시속 100㎞까지 가속시간 3.8초면 충분하다. 

 

 어마어마한 숫자들로만 가득 꾸며져 있는데 이는 주행을 하면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세팅은 평화롭고 차분하다. 누구나 쉽게 차를 몰 수 있을 정도의 민감하지 않은 가감속을 제공한다. 적어도 노멀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자극적으로 달려나가지는 않는다. 대중의 영역까지 소화하려는 듯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반대로 스포츠로 돌리면 강력한 전기 에너지를 뿜어내며 질주한다. 머리가 뒤로 쏠리고 재빠른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가속페달 양에 맞춰서 움찔움찔 거리는 모습이 500마력대 고성능 세단 다운 모습이다. 한 번 탄력을 받으면 끝 모르게 속도를 올리며 쉽게 고속에 도달한다. 한계점이 어디까지 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바늘을 꺾는다. 그 정도로 BYD가 풀어낸 듀얼 모터는 실력이 성당하며 탑승자 모두가 짜릿한 경험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주행을 하면서 한 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서스펜션이다. 엄청난 고급 기술을 넣지도 않았고 이렇다 할 큰 특징을 찾기도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세팅 자체가 우수하다. 노면을 적당히 흡수하면서 안락한 감각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렇다고 물렁이거나 롤을 허용하지도 않는다. 최적의 균형점을 찾은 듯하며 놀라울 정도로 반응이 유연하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든다. 전기차는 대체로 무게 중심이 낮아서 승차감이 좋다고 말하지만 그 중에서도 씰은 조금 더 나아가는 것 같다.

 







 

 물론 약간의 아쉬운 포인트도 있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적으로는 차를 잘 잡아주지만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살짝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다. 회생 제동도 가혹한 조건에서는 쉽게 피로하는 느낌이 들지만 이 모든 과정들은 일부러 차를 하드코어하게 굴리지 않는 이상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힘들다. 때문에 단점으로 볼 수는 없을듯하다.

 

 반대로 주행 내내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전비다. 제법 효율이 좋았기 때문에 겨울철 주행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실제로 씰에는 82㎾h급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했다. BYD가 자랑하는 블레이드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를 높여서 효율이 키운게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부 인증 복합 주행 가능 거리는 407㎞를 확보했다.

 

 그런데 실제 운행을 하면서 느낀 주행 가능거리는 이보다 훨씬 길다. 하필이면 촬영날 한파주의보가 내려 히터를 아낌없이 틀었다. 이와 함께 스포츠 모드에 두고 고갯길을 열심히 왕복했다. 그럼에도 주행가능거리는 407㎞ 이상을 보여줬다. 온도가 적당히 좋은 날 공조장치를 켜지 않고 에코모드로 전비운전에 집중한다면 400㎞ 후반은 거뜬히 움직이고도 남을 듯하다.

 





 

 ▲총평
 BYD 씰은 중국 전기차가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을 단번에 입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상품 구성, 디지털 요소, 심지어 파워트레인 영역까지도 전부 해당이다. 예전에 알고 있던 중국차 이미지와 편견을 완벽히 날려 버리며 아주 무서운 추격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그만큼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무한 경쟁 시대에 들어왔다는 현실도 일깨워 준다. 매우 높은 제품 완성도, 여기에 막강한 가격 경쟁력까지 쉽게 라이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BYD씰은 좋은 전기차가 틀림없다. 한편, BYD 씰의 가격은 4,69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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