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 샌프란시스코 진입
-라이다 없는 모델Y 투입..FSD 기반 서비스 시작
-“운전은 안 합니다” 안전요원 동승해 운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보기 힘든 것 중 하나는 의외로 ‘택시’였다. 대신 도로 위를 메우고 있는 건 구글 웨이모와 우버다. 도심 한복판에서 운전석이 비어 있는 웨이모 차들이 자연스럽게 신호를 받고, 승객을 태우고, 언덕길을 오르는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시험주행처럼 보였던 로보택시는 어느새 도시 교통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그 틈으로 테슬라도 움직이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이용해본 테슬라 로보택시는 웨이모와는 결이 조금 달랐다. 완전 무인 운영을 지향하는 웨이모와 달리 테슬라는 아직 사람을 남겨둔 상태에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테슬라 로보택시를 부르기 위해선 별도의 호출 앱을 설치해야 한다. 호출 앱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단순했다. 일반적인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시간과 요금이 표시되고 차 위치가 실시간으로 지도 위에 나타난다.
호출에 성공하면 차 번호와 차종 이미지가 함께 표시되는 것 까지도 우리가 사용하는 카카오택시나 우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도착이 가까워지면 라이트 점멸 안내도 나온다. 아이폰의 다이내믹 아일랜드와 연동돼 남은 도착 시간과 차량 이동 상태를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웨이모와 비교해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접근성이다. 웨이모는 미국 내 전화번호와 주소 인증 등 사실상 현지 이용자 중심 구조에 가깝다. 반면 테슬라 로보택시는 별다른 제한 없이 앱 설치와 호출이 가능했다. 글로벌 이용자를 염두에 둔 듯한 구조다.
실제 이용한 구간은 성 베드로·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유니언스퀘어까지 약 1.42마일(2.28km) 거리였다. 이동 시간은 약 11분이 소요됐고 요금은 13.53 달러가 표시됐다. 일반 우버와 비교해도 크게 이질감 없는 수준의 가격 체계였다.
호출 당시 은근히 기대했던 건 사이버캡이었다. 미국에 체류할 당시 사이버캡 생산이 막 시작되었다는 뉴스가 현지에서 쏟아졌기 때문. 하지만 실제 도착한 차는 평범한 테슬라 모델 Y였다. 외형은 우리가 도로에서 만나는 테슬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웨이모같은 대형 라이다나 각종 외부 센서도 보이지 않았다.
이 부분은 테슬라의 방향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웨이모가 라이다와 HD맵 기반 접근을 택했다면, 테슬라는 카메라 중심의 FSD(Full Self Driving) 체계를 로보택시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었다.
웨이모와 다른점이었다면 운전석에 앉아있는 사람이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그는 자신을 '세이프티 모니터(Safety Monitor)'라고 소개했다. 자신을 샘이라고 소개한 그는 실제 운전은 하지 않은 채 안전을 위해 동승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지금은 안전 때문에 제가 앉아 있지만, 곧 테슬라가 저를 해고할 겁니다.” 샘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그는 운전보다는 시스템을 감독하는 역할에 가까워 보였다. 주행 중 스티어링휠을 조작하거나 페달에 개입하는 장면은 없었다.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현재 테슬라 FSD의 기술적 위치와도 연결된다. 웨이모는 사실상 고도 자율주행 체계를 기반으로 완전 무인 운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아직 레벨2+ 기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완전 무인 단계라기보다는 ‘인간 감독 하의 자율주행 서비스’에 가까운 셈이다.
탑승 방식도 흥미로웠다. 운전석이 아닌 뒷좌석 중심으로 모든 인터페이스가 설계돼 있었다. 탑승 후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뒷좌석 디스플레이에 안내가 나타나고, 화면을 터치하면 차가 출발한다. 경로 변경과 정차, 잠금 기능 등도 후석 화면에서 제어할 수 있었고 블루투스 연동을 통해 원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했다.
UI 구성은 테슬라 특유의 감각이 강했다. 검은 배경 위에 최소한의 그래픽과 직관적인 버튼만 배치돼 있었다. 사용법을 굳이 설명 듣지 않아도 이해될 정도로 단순했고 전반적으로 앱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라는 인상이 강했다. 기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보다는 스마트폰 앱의 연장선에 가까운 경험이다.
실제 주행은 예상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자율주행에 결코 쉬운 도시가 아니다. 급경사와 복잡한 교차로, 자동차와 함께 달리는 노면전차, 그리고 좁은 차로가 반복된다. 게다가 이날은 밤이었다.
그럼에도 모델 Y는 상당히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가속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지도 않았고 차선 변경이나 교차로 진입 역시 어색함이 적었다. 오히려 사람이 운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승차감이다. 일부 전기택시에서 느껴지는 급가속·급감속 특유의 멀미 유발 성향이 거의 없었다. 가감속이 부드럽고 제어가 매끈했다. 단순히 기술 시연 수준을 넘어 실제 유상 운송 서비스로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 도로 위에서 웨이모는 이미 익숙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테슬라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로보택시는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줬다. 라이다 없이, 일반 양산차 형태 그대로, FSD를 기반으로 라이드 헤일링 시장에 들어오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